ko Amperex – 암페렉스 12ax7 59년 9월, 60년 2월

Updated on June 10, 2020 | 1035 Views all
0 on June 10, 2020

기타 앰프에서 V1이나 Pi에 진공관을 바꾸고 이미 알던 소리인데도 놀랄 때가 있습니다. 좋은 관이 정말 많더라구요. 푸시풀 앰프에서는 그 선택의 폭이 넓은데, 저는 트위드 챔프나 프린스톤과 같은 싱글 엔디드에서는 항상 2가지로 좁혀지더라구요. 그 중 하나가 Amperex i6 입니다.

왼쪽에 있는 애는 1960년 2월, 오른쪽은 1959년 9월입니다. 마침 이 시기에 패키지도 바뀌고 Buggle Boy 로고도 바뀌었습니다. 버글보이 로고는 몇가지 있던데 그렇게 열심히 본 적은 없네요.

두개 모두 i61입니다. 당연히 𝛥(delta) Heerlen 생산품이구요. 제가 쓰는 캐쏘드 바이패스 캡도 그렇고 필립스, 그 중에서도 홀란드 덕을 계속 보고 있습니다.

암페렉스는 심지어 상태가 좋지 못한 앰프에서도 소리가 좋습니다. RCA 롱 블랙플레이트는 필터캡, 캐쏘드 바이패스 캡, 그리고 제일 중요한 스피커까지 모두 제대로 되었을 때 짐승같은 장작불 질감이 나옵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얘들과 메탈 6v6, 혹은 6v6gt/g 조합은 살아있는 생명같습니다.

홀란드 공장과 멀라드의 블랙번 공장 좋습니다. 놀라운 i61, i63, i65를 다 만나봤고 어느 것이 더 좋고 부족함이 없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Buggle Boy로고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관심이 전혀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 결국 소리가 좋으니까 어느 순간에 각인이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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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진공관 기타앰프로 음악 듣기

  • 기타 앰프, 특히나 클린 영역이 넓은 펜더 트위드 앰프로 음악을 들으면 악기나 사람 목소리의 자연스러운 오버드라이브 질감이 정말 좋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와 엘라 피츠제랄드 음악을 더 자주 듣게 됩니다. 기타 연주는 말할 필요도 없구요. 

    앰프의 스피커 길들일 때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기타용 스피커들은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구요. 5,60년대 구조와 콘 재질을 유지하고 있는 기타 스피커는 생각보다 제 소리를 낼 때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거의 매일 연주하는 친구의 10인치 셀레스쳔 알니코 골드 브레이크업 소리를 제대로 듣는데까지 몇달이 걸렸습니다. 최근에 구한 WGS 10인치 세라믹도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두는데 한달이 지난 지금도 소리가 다 트이지 않았습니다. 

    10만원 전후의 베링거 USB 믹서하고 M-Audio M-Track 2×2 중에서 볼륨 노브가 큼지막한 M-Track을 골라서 기타 앰프를 스피커 대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쓰다보면 EQ가 하나 있었으면 싶을 때도 있습니다. M-Track 2×2는 하나의 대역을 USB, Direct로 나누어서 씁니다. 그래서 음량과 상관 없이 들을 때는 USB 쪽으로 끝까지 돌려야 전체 주파수 대역이 나옵니다. Instrument 1번으로 마이킹된 기타 소리를 넣고 들리는 음악하고 jam을 할때는 고가의 장비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제가 쓰는 수준에서는 충분히 직관적이고 만족스럽습니다. 케이스 하부가 금속이라 만듦새도 좋구요.

    앰프가 하나라도 문제 없습니다. 맥이나 아이폰은 Stereo 출력을 Mono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윈도우 경우에도 지원하는 드라이버를 인스톨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그냥 기타 케이블을 썼습니다. 험이 늘 있더라구요. 스피커 케이블로 연결해보니 문제가 없어서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그 험 원인을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혹시나 해서 앰프 접지도 다시 해보고 전원케이블도 안에 섬유나 나일론으로 두툼하게 실드된 오래된 벨덴 케이블로 바꿔보고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그런 것들도 다 나름대로 영향이 있기는 했습니다. 전원케이블도 오래되고 두툼한 애들이 더 좋더라구요. 전원 케이블 중에 braided wire로 실드된 것이 있었는데 그건 험과 약한 발진이 있었습니다. 변수가 여기저기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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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Inside of JMI Tone Bender III reissue

  • 몇주 전에 소리를 들어보고는 마음에 들어서 빌려왔습니다. 가지고 놀면서 찾아보니 BPC 에서 만든 것도 보이던데, 이건 JMI 입니다. 60년대 톤벤던 III는 Sola Sound가 만들어서 Vox 상표로 팔린 것 같습니다. 같은 이름과 회로, 비슷한 것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퍼즈는 이것저것 주위에서 쓰니까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게르마늄 퍼즈도 기타처럼 같은 모델이라고 해도 하나하나 다 다르게 느껴집니다.

    리이슈라서 요즘 PCB입니다. 풋스위치 배선을 보니 트루바이패스네요. 예전 영국산 페달들은 Arrow & Hart 풋스위치를 썼는데, 요즘은 대부분 미국회사인 Carling 스위치를 쓰네요. 어짜피 둘다 이제는 멕시코에서 만드니 품질은 같을겁니다.

    멀라드 OC75 세개가 들어있습니다. 이 퍼즈 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비슷하게 개조하려고 Bum Fuzz를 구했습니다. 세세하게는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비슷합니다. Bum Fuzz는 B&M fuzz의 복각이고 Jumbo Tone Bender 회로라서 그냥 대충 봐도 저항과 캐퍼시터가 두배쯤 더 많고, 얘는 상대적으로 단순합니다.

    OC75는 유리관에 들어있는 게르마늄트랜지스터로 0.125W 저출력입니다. 60년대 게르마늄 트랜지스터는 용도에 따라 동작주파수가 다른데 얘는 0.1MHz로 동작합니다. 이 정도면 원래 오디오 신호용이 맞는 것 같습니다.

    Youtube에서 샘플을 하나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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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12ax7 진공관 몇가지와 트위드 앰프

  • 며칠전 트위드 챔프에 있던 50년대 후반 RCA 12ax7 관을 하나 깨먹었습니다. 진공관 찾으러 박스도 몇번 뒤지고, 친구네서 하나 얻어오고,  소리전자 중고장터에서 하나 샀습니다.

     

     

    맨 왼쪽에 Amperex bugle boy는 교과서 같습니다. 얘하고 깨진 RCA 블랙플레이트가 제일 좋아하던 한쌍이었습니다. 중간에 실바니아하고 GE는 구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실바니아 롱플레이트와 GE 숏플레이트입니다.

    필요한 12ax7은 세개인데, 제대로 소리가 나는건 두개라서 시세도 알아보고 써본 진공관을 머리 속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JJ는 일반적인 14mm 숏플레이트보다 짧은 숏플레이트와 롱플레이트가 나옵니다. 롱플레이트는 마이크로포닉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챔프에서만 그러더니 딜럭스에서도 발진이 있었습니다. 관이 죽어가던 중이었나봅니다. 우연히, 소브텍은 12ay7 하나가 그러구요. 오래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비디오에 있는 증상입니다. 처음에는 어디서 겪어본 일처럼 멀더니 하니씩 기억이 나네요. 기억도 주파수나 바이어스가 있다고 종종 느낍니다.

    마이크로포닉이 있는 관은 실드캡을 여부에 따라서 그 정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관 문제가 아니고 필터캡에 문제가 있어서 그랬던 경우도 있습니다. 덕분에 발견해서 교체를 했구요. 챔프는 6v6 한개 5w 싱글엔디드, 딜럭스는 6v6 두개 12w 푸시풀입니다. 싱글엔디드가 푸시풀에 비해서 60hz 험, 그리고 프리관 마이크로포닉에 약합니다. SE와 PP의 이런 성향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고 있구요.

     

    지금까지 써본 12ax7을 기억에서 꺼내보면 이렇습니다. 아직 망가진 관들도 몇개는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 암페렉스 12ax7 은 앰프를 새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단단하고 선명합니다. 해상도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어떤 앰프에 넣어도 그렇습니다. 마찰음이 좋아서 기타 연주의 터치감, Ella Fitzgerald 목소리나 관악기의 오버드라이브가 느껴지게 합니다. 저에게는 12ax7 = Amperex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암페렉스 12ax7 장점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모회사인 필립스를 비롯해서 여러 상표로 팔렸습니다. 그리고 같은 관인데 Bugle Boy 마크가 있으면 더 비싸더라구요. 이런걸 무시하고 ebay에서 12ax7 Holland로 검색하면 가격대가 낮아집니다.

     

    – 소브텍 12ax7wa 90년대 만들어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W는 내구성 기준으로 붙습니다. W가 붙으면 산업용, 혹은 군용 표시인데 과거나 지금이나 실제로 의미가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소브텍, EH 상표가 붙은 소브텍, 신형 JJ 관은 일반적인 숏 플레이트보다도 플레이트가 짧습니다. 이 구조에서 오는 특징이 있을텐데 소브텍 관을 꺼내서 다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나중에 추가한 내용입니다) 12ax7wa 는 실바니아, GE, 롱플레이트, 숏 플레이트 모두 흔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6,70년대 이 두회사의 12ax7wa 역시 특별한 기억은 없습니다. 저는 “무난한 미국관” 이라는 개인적인 분류가 있습니다. 예열 충분하고 볼륨이 적당하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색과 질감이 있습니다. 숏플레이트가 무난합니다. 롱플레이트는 좋을수도 아닐 수도 있었습니다.

     

    – 요즘은 별로 안보이던데 유고슬라비아 Ei 12ax7을 제법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직 가진게 있나 싶어서 진공관이 들어있던 박스를 다 꺼내봤는데 없더라구요. 일찍 죽은 기억도 없고, 흔하던 시절에 만족하고 썼습니다. Ei는 텔레풍켄의 설비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비슷한 시기의 RFT나 Ei는 그래서 꾸준히 인기가 있나봅니다. RFT는 늘 궁금한데 기회가 없었습니다. 악기포럼에서의 객관적인 평가는 늘 좋더라구요.

     

    – RCA가 만든 진공관 규격이 많습니다. 12ax7도 그렇습니다. 40년대부터 생산했고, 50년대 펜더나 다른 앰프들도 RCA 관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저한테 암페렉스하고 더불어서 제일 좋은 관입니다. 50년대 만들어진 블랙 숏플레이트 RCA 12ax7은 암페렉스하고 비교하면 예열이 조금 더 늦고, 대신 달궈지고 나면 돌덩어리 같은 입자감이 있습니다. RCA 블랙플레이트 관의 성격은 다른 관하고 제법 다릅니다. 극단적인 비교이기는 한데, 암페렉스는 잘 만들어진 엔진이나 로봇을 떠올리게 하고, RCA에서 불꽃을 떠올립니다.

     

    – 12ax7의 실로폰, 혹은 종소리

    나무로 된 전통적인 실로폰 소리를 들으면 나무와 나무가 만나는 순간에 때리는 소리하고 종소리처럼 예쁜 고음이 들립니다. 저는 기타의 톤을 줄이거나 드라이브를 높이면 트럼펫과 트럼본을 떠올립니니다. 기타나 앰프의 sweet spot에서는 이런 금관악기 소리하고 나무 실로폰 소리를 같이 듣습니다.

    이런 밸런스를 앰프에서 들으려면 예열이 되어야 하고, 진공관의 성향도 그 이후에 선명해집니다. 회로가 단순하고 출력이 낮은 챔프나 딜럭스는 프리관 성격이 잘 느껴집니다. 챔프가 유난히 그렇습니다.

    5와트 챔프 5F1은 정류관, 6v6 파워관, 12ax7 각 하나씩입니다. 정류관은 원래 다 비슷하고, 파워관 오래 쓴것과 새것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어떤 프리관을 넣어도 다 좋은데, 암페렉스는 넣고 전원만 넣어도 이미 다른 관 예열된 음량입니다. 그리고 예열되면 다시 더 대역하고 음량이 커집니다. 저음은 언제나 단단합니다. 미국관은 앰프가 충분히 달궈진 이후에 제 소리가 납니다. 잠깐 들어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 저는 GE하고 Sylvania는 묶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써본 두 회사의 관은 아무 문제가 없이 평범하거나, 선명하고 거친 질감이 앰프가 충분히 달궈진 다음에 나옵니다. 그런데 잘 안나오는 애들도 있더라구요. 미드레인지가 강해서 초반에는 먹먹하다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앰프 성향에 따라서 매력적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했습니다.

    암페렉스 12ax7을 주로 쓰게되는 이유중 하나가, 확율과 가격 문제입니다. 내구성이 더 좋은건지 90% 이상이면 밸런스와 음량이 다 좋습니다. 

    하루 종일 매일 쓴다고 해도 몇십년 쓸 기준으로 찾다보면 구관을 쓰게 됩니다. 이미 신관은 수명이 현저하게 짧은걸 경험해서 아예 생각을 안하게 됩니다. 

    최근 ebay 시세를 봤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100~110%에 외형과 핀이 깨끗한 NOS, 혹은 상태와 수치 좋은 중고 12ax7을 구하려면 개당 100불 전후로 텔레풍켄(Telefunken), 멀라드(Mullard), 텅솔(Tung-sol), RCA, 암페렉스(Amperex) 정도가 나옵니다. RCA는 이제 남은게 별로 없어서 그런지 하루하루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 반 가격인 50에서 그 이하로 내려가면, 주황색이거나 다른 상표를 단 암페렉스, RCA 숏플레이트가 주로 보입니다. RFT는 많이들 권하는데 궁금하기는 합니다.

    25불로 목표치를 잡으면 수치가 90% 이상이고 삼극관의 양쪽 수치가 비슷한 실바이나, GE 등등이 보입니다. 이렇게 구한 GE 12ax7 하나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며칠 써보니 챔프하고 궁합도 좋고 바로 켜면 벙벙거리는 소리가 10분 20분 지날수록 단단해지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프리관도 예열하고 상관이 있는건지, 아니면 미국관들은 트랜스포머나 회로가 뜨거워진 상태를 기준으로 프리관을 만든건지, 그냥 그런건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부록입니다. 최근에 5y3와 6v6 가격을 좀 알아봤습니다. ebay에서 경매나 offer로 실제 거래되는 가격입니다.

    5Y5GT – RCA, Sylvania가 많고 GE도 많습니다. 20~25불 정도입니다. 사용기간이 몇십년 차이나는 RCA, GE 5y3를 몇개 사용해봤는데 5w SE나 12w PP 에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프리관이나 파워관에 비해 수명이 길어서 그런지 가격이 비싸지 않습니다.

     

    6V6GT – 역시 RCA, Sylvania, GE가 많습니다. Tung-sol 도 미국회사라 그런지 많구요. NOS 관은 처음 사서 처음부터 떵떵 울리기도 하고, 하루 이틀 쓰고 나서야 제 음량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역시 개당 20불에서 25불입니다. 왼쪽부터 캐나다산 GE, 오른쪽은 생산시기가 다른 것으로 보이는 실바니아 6v6 입니다. 안을 들여다 보면 구조가 조금씩 다릅니다. 그렇지만 프리관처럼 성향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RCA 먹관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역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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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임씨부인 육아열전 2, 따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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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아…학교 가기가 무서워!”

    막내에게 긴 문자가 와 있었다.

    여러달째 평일엔 떨어져 지내는 생활해왔고, 결석할 때 제외하고는 전화 한 통화 없이 제 할 일 하고 지냇었다. 왠일인가 싶어 눈꼽 떼며 다시 들여다봤다.

    “엄마 나 학교 안 가면 안돼? 나 요즘 너무 힘들어. 친구들이 자꾸 나 무시하고 이제 나를 찾는 친구도 없어. 그리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이제 학교가 너무 무서워 엄마, 엄마 보고 싶어.”

    전화를 걸자마자 받은 막내딸이 울먹였다. 아직도 가시지 않은 울음을 흐리며 그저 대답만 흐으응 했다.

     

    한 차례 차디찬 폭풍이 몰아치듯이 봄날 출근길은 가슴이 시렸다.

    글 쓰는 일이 좋아지고, 주중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삶을 만끽하겠다는 나의 욕심이 발단이었나 싶다. 어릴 때 열렬히 품어 안고 키웠으니 이젠 내버려둬도 된다고, 밥이야 인스턴트가 좋게 잘 나오니 그렇게 엄마없이 지내도 된단 합리화와 방관에 대가인가 싶어 머릿속이 복잡했다. 타지에서 일하는 엄마 때문에 일어난 일은 아닐 텐데, 갑자기 워킹맘의 애환이란 이런건가 자책부터 몰려온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설령 그렇더라도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래도 마음이 아프긴 마찬가지였다. 친구 좋아 개그맨 뺨치게 닭 흉내, 고양이 흉내 내며 시키는 대로 바닥을 기어 다니던 때도 내버려두었다. 좀 손해보고, 바보같아 보인들 저 좋으면 다 그만이라고, 아이들 노는 일에 어른의 잣대를 들이대 너만 손해보지 말라고 다그치고 싶었지만 내버려두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내버려두지 말고 너도 좀 이기적이 되라고, 계산적이 되라고 알려줘야 했었나 싶은 실없는 후회도 밀려왔다. 오후 내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휘청거렸다.

    급한 일을 끝내고서야 막내 딸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안 그래도 며칠 전 미술시간에 한 아이가

    “진이, 넌 그림 그리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잖아!” 라는 해서 주의를 준 적이 있고, 평소 잘 웃기고 밝은 진이도 가만히 있길래 씩씩하게 넘기는구나 했다고. 그렇게 마음속으로는 상처를 받는 줄은 몰랐다고…혹시 이 일 말고도 다른 일이 학교에서 있었다면 알려달라고 했다. 나 역시 선생님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보다는 진이 스스로가 겪고 가야 할 경험이라고 말했다. 누가 그랬는지, 따져서 시시비비를 학교에서 가리는 걸 원치 않는다고, 진이 스스로가 경험과 상처를 어떻게 안고 갈지, 극복하고 갈지 가족과 이야기해서 집에서 알아서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동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평소처럼 피곤했지만 잠 들진 못했다.

    두 오빠 슬하에 자라 씩씩한 막내는 그런 일쯤은 무시해버릴 줄 아는 아이일거라고 생각했다. 허나, 내가 생각하는 막내는 막내 자신이 아닌 내 욕망이 투사된 모습이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길, 어떤 이야길 해줘야 할지 고민이 필요했다. 막내의 성향이 그렇다면 이번 경험을 좋은 배움으로 바꿔야 했다. 엄마로서 무얼 할 수 있을까. 밤을 향해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12살짜리 딸아이의 따돌림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방황스러웠다. 학교를 다니는 내내 어른들은 물론, 선생님이나 다른 아이들을 무시해서 탈이었던 나의 학창시절도 떠올랐다.

     

    < 2019년 2월, 막내딸이 그린 새>

     

     

    다행히 서울 집에 돌아와 막내딸 얼굴을 보자 감정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친구의 태도는 나빴지만 던진 말은 크게 틀리지 않다고까지 생각됐다.

    “그 아이가 누군진 모르지만 크게 틀린 말은 아닌데? 너 그림 잘 그리잖아.”

    “응.”

    “집에 와서 공부는 안하고 학원도 안 다니니까 공부는 못하는 거고.”

    “응.”

    엄마에게 울먹이며 털어놓고 나서 그동안 막내딸도 제법 진정이 됐던지 제법 덤덤하게 인정했다. 나중엔 비식 웃기까지 했다.

    “친구를 좋아하고, 장난도 잘 치고, 잘 웃기고, 만들기도 잘하고 체육도 잘하는 걸 빼먹었지만 말야. 그렇지?”

    “응!”

    막내딸과 이야기 하고보니, 중요한 건 그 아이가 평소 친하게 지내는 아이이고, 그런 친구가 자기에게 뜬금없이 반 친구들이 다 있는데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게 막내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일이어서 가만히 있었던 거고, 시간이 지나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화가 나다가 급기야 무서워지기 시작했던 거다. 사람들이, 세상이.

     

    막내가 여섯 살 때였다.

    같이 어울려 잘 놀던 아이가 “공주병”이라고 놀리자,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던 막내는 그게 비아냥거리는 말인 줄도 모르고 세상에 그런 이상한 병이 있는 줄 알고 밥을 먹다 말고 눈물을 흘리며 그게 무슨 병이냐 물었었다.

    “그런 친구랑은 놀지 마!”

    그 때의 기억까지 합세해 화가 더욱 치민 나는 친구를 소중히 할 줄 모르는 아이와는 놀지 말라고, 급기야 익명의 친구들을 웃기는 의미 없는 일은 이제 하지 말라고 너를 아끼고, 너를 웃기기 위해 살라고, 그렇게 성숙하고 성장하는 거라고 말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상관하지 마.”

    앞으로도 그런 친구가 있다면 너나 잘하라고 상관 말라고 일침을 가하라고도 말했다. 더불어 공부 못하는 아이라는 말이 상처가 된다면 이젠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은 아니더라도 공부 좀 하라고.

    “공부도 좀 하고!”

    그래도 공부가 귀찮으면 그 말을 듣고 인정하라고. 이제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 10대 청소년이라고, 니 가슴이 불편하지만 봉긋하고 아릿하게 계속 자라듯이.

     

             “그냥, 큰 오빠 얼굴을 보여줘 버려!”

    그 날, 결석을 한 금요일에, 막내는 아버지와 실내 수영장과 사우나를 다녀왔고, 다음날인 토요일은 이틀 전 이사를 간 경기도 광주, 이모 집에 가서 두 조카들과 이층 다락방에서 테라스에서 온갖 장난감 다 퍼질러 놓고 신나게 놀고 돌아왔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고 해가 나면 햇살을 받는 게 자라나는 거라고, 부모랍시고, 우산 씌워주려고 하고, 썰매 끌어주는 개가 되려 하지 말고, 썬크림 발라주지 말라고, 그렇게 아이들이 몸이 그렇듯이 마음도 커 가는 거라고 편안히 넋 놓고 있다가 찬물세레를 밪은 기분이었다. 생각으로 먹은 마음과 실제 경험이 주는 반응은 이렇게도 달랐다. 모두 내 안에 일인데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자식 교육은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본능의 문제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 어려운 걸까. 막상 막내딸이 학교가 무섭다고, 친구 땜에 힘들다하니, 잠시, 그런 강하고 고상한 엄마의 자세 따위 쳐 박아 두고, 마술의 봉이라도 있다면 그걸 휘둘러서 그 말 한 아이를 남몰래 찾아가 벌을 내리고 싶은 마음이 어마어마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방목의 진가가 발휘되어야 한다고 다독인다. 다만 너는 소중한 아이라는 따스한 사랑만이 답이라고 시시비비 가리고 처단하는 일일랑 내쳐버린다. 남들이야 어찌 그렇게 태연하고 의젓하게 아이들을 키우냐고들 하지만 나라고 뭔 대수가 있겠는가. 그저 아차하는 순간에 내 발이 어디 빠져있는지 내려다보고 그 발을 얼른 뺄 뿐이다. 그리고 나의 판단과 감정이 아니라 아이가 워하는 것, 아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들어주고 도와주려는 작은 노력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쓸 뿐이다. 바람은 벗어나는 게 아니라, 맞으며 가는 거니까…라는 생각은 막내를 위해서가 아닌 늘 흔들리는 엄마로서 나를 위한 위로일수도 있겠다.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 생기면 딴 말 필요 없고 걔네 집 찾아가서 가만 안둔다고 말해. 죽여버리겠다고!”

    진정한 위로는 며칠 뒤 밤에 있었다.

    막내의 따돌림 일화를 알고 있던 작은 아들이 식탁을 치우면서 갑자기 열을 올렸다.

    막내가 두 눈을 반짝였다. 오빠의 그 말이 주는 위협감이 아니라 그토록 엄한 위협이 자신을 위한 애정과 용기라는 것을 간파했다는 듯이. 밥그릇 치우다 맞닥뜨린 오빠의 든든하기 짝이 없는 비호를 만끽하듯이 웃는 동안 작은 아들은 더 큰 위협을 제안했다.

    “그 말도 못하겠으면!” 해놓고 짧은 침묵 끝에 하는 말이

    “그냥, 큰 오빠 얼굴을 보여줘 버려!”

    푸하하! 막내는 웃었다. 마침내 작은 아들도 덩달아 웃었다. 타지에서 일하는 엄마에겐 그토록 심각했고 잔소리 덩어리였던 일이, 종내 작은 오빠에게 와서는 진정한 위로와 파안대소할 일로 마무리된 것이다.

    이보다 더한 위로가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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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Wizz PAF 픽업이 팀버커와 비슷하네요

  • 15년 전에 Tim White는 Timbucker 마그넷이 뭔지 공개를 안했습니다. 제 기억에 7.6옴 7.9~8.1옴 정도로 주문했었고 두세트가 있었습니다. 또 어떤 분이 부탁해서 대신 주문한 적이 있으니 한국에 적어도 세 세트의 팀버커가 있겠네요.

    Wizz는 여러 면에서 팀버커와 비슷합니다. 최근에 이름있는 다른 복각 픽업들도 알니코4를 제법 쓰더라구요.

    Wizz 픽업은 bone white 픽업링하고 같이 옵니다. 사출 퀄리티가 뛰어난건 아니구요. 쓰는데 문제 없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프론트 픽업링에서 픽가드하고 닿는 부분이 볼록합니다. 오래 사용한 오리지날 픽업링이 눌려서 볼록하게 된걸 따라했다는데 실제로 보면 볼품이 없습니다. 그래서 칼로 잘 깍아내고 고운 사포로 갈아냈더니 아주 보기 좋네요.

    픽업 자체는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youtube에 샘플이 몇개 있던데 그걸로 들으나 실제로 들어보나 팀버커를 생각나게 합니다.

    아 그리고 배송이 되었을 때, 뒷면에 PAF 스티커가 반쯤 떨어져 있었습니다. 워터데칼은 아닌 것 같구요. 물을 조금 발라서 드라이기로 열을 가했더니 제대로 붙었습니다. 그냥 물로는 붙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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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2019 내설악

  • 오래 걷는걸 나름 좋아합니다.

    어느 순간, 체력이 예전같지 않고, 의자에 앉아 골아 떨어지는 일이 많아지면서 운동삼아 다시 산에 다니게 되었어요

    16년만에 설악산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단풍 시즌 시작이라는데, 아무 기대 없었던 것에 비해 참 좋았습니다.

    예전엔 한계령 – 서북능선 – 중청 – 소청 – 희운각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 – 설악동으로 다녀왔었어요. 공룡능선 부심 한번 부리고 싶었던 20대였습니다.

    이번엔 욕심버리고(?) 오색 – 대청 – 소청 – 희운각 갔다가 샛길 못찾고 다시 소청 – 봉정암 – 백담사로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26km 정도 걸었습니다.

     

    아침 대청에서의 해맞이

     

    소청 어딘가에서 바라본 내설악과 안깐고추(?)바위

     

    소청에서 희운각 내려가다 보이는 공룡능선. 외설악과 내설악의 경계

     

    무너미고개 주변 전망대에서 보이는 외설악 풍경

    길이 미끄러운지 두번 정도 넘어지고 나니 공룡능선은 포기합니다.

    다시 발길을 돌려 고바위길을 다시 올라 소청으로 컴백하고 봉정암 쪽으로 내려갑니다.

    처음으로 내설악으로 가봅니다.

    내려가다보면 용아장성이 나오고 그 바로 밑에 암자가 있어요. 봉정암입니다.

    부처님 오리지날 사리를 보존하고 있는 곳이에요.

    저런 뒤켠의 멋지구리한 바위가 아래로 쭉 이어져 있어요.

    용아장성입니다. 사진 진짜 못 찍네요 ㅎㅎㅎ 

     

    저 다이빙 바위 아래쪽은 천길 낭떠러지 입니다. 뒤로 구름에 가린 공룡능선이 보이네요.

     

    아래로 내려가면 계곡과 만납니다. 쌍용폭포래요

     

    이제부터는 단풍이 좋네요. 길이 점점 평탄해집니다. 물론 평탄해도 하산길만 10km 넘습니다.

     

    지름은 기회비용없이 한방에 가는거라고 했나요..

    역시 설악산을 먼저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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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첫번째 5F1 트위드 챔프의 두번째 이야기

  • 12ax7 50년대 후반의 롱 블랙플레이트 RCA가 들어 있었습니다. 얘의 존재감이 대단해서 뭘 넣어도 대체가 안되더라구요. 얘는 떨어뜨려서 깨먹었습니다.

    이게 12ax7 친구들을 여럿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순정 Oxford 8″ 스피커를 고치면서 청계천 연음향도 처음 가봤습니다.

    얘는 나중에 프랑스에 사는 러시안한테 갔습니다. 좋은 거래였고 저는 마침 가지고 있던 230v 110v Tramag 변압기를 같이 줬습니다.

    59년 얘하고 62년산하고 같이 가지고 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건 나중에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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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체험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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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나라사랑 안동사랑 역사체험캠프’ 개최

    나라사랑 안동사랑 역사체험캠프 이미지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 한해, 지역의 다채로운 기념행사와

    전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선 학생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인 ‘나라사랑, 안동사랑 역사체험캠프’ 를 오는 7월까지 연다.

     

    주요체험으로는, 전시관체험학습인 ‘전시관탐험대’와

    신흥무관학교 체험장에서 이뤄지는 ‘청산리전투 서바이벌 체험’에

    ‘안동의 선비, 의병이 되다’와 ‘신흥무관학교 애니메이션과 독립운동’등이다.

     

    또, 실내모둠학습으로는 손끝으로 만드는 역사와 으랏차차! 나는야 독립군과

    독립운동사에서 대표적인 내앞마을을 직접 다녀보며 알아보는

    내앞마을이 품고 있는 역사  등을 진행한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지속된 전국 유일의 프로그램으로,

    안동교육지원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안동시 관내
    초등학교 4학년 학생학사일정에 편성이 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나라사랑 안동사랑 역사체험캠프 이미지

    사진출처,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홈페이지.

    http://815gb.or.kr/teenager/andong_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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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97년식 기아 엘란 (Lotus Elan M100) 복원

  • 97년식 기아 엘란입니다. 정확한 모델명은 Elan M100 입니다. Lotus에서 1989년에서 1995년까지, 그리고 기아에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생산했습니다. M100에 대한 설명은 위키피디아 페이지 아래쪽에 있습니다.

     

    몇달간 복원을 하고 있고 앞으로 남은 작업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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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 Historic Makeover Tailpiece St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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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째 같이 지내고 있는 레스폴입니다.

    대학교 1학년때 과외아르바이트해서 샀는데, 당시엔 내가 알바해서 모아사는데 뭐 아무렴 어때? 하던 얄팍한 생각이 있었어요.

    2000년대 초반 그분을 만나서 저 구멍 넓힌, 구리새들달린 ABR-1 브릿지로 바꿔줬던걸 시작으로 여러가지 부품을 이리저리 바꿔줬습니다.

    얼마전 우연히 구한 historic makeover의 테일피스와 스터드를 달아줬습니다. 그전에 쓰던 것은 gotoh사의 aluminium tailpiece인줄 알았는데, 깁슨 정품이었나봅니다.

    historic makeover는 뭐 히스토릭 가져다 오리지널 스펙에 더 가깝게 칠도 해주고 레릭도 해주고 하는 회사이고요..

    뭐 결론은 무안단물입니다.

    알고보니 스터드 기본 스펙이 알미늄이 아닌 스틸이었고, 그냥 크롬 스틸에서 적당히 레릭된 니켈 스틸로 바꿔줬다는 정도의 교체 작업이었습니다.

    그러고났는데, 오래묵은 ghs 탓인지, 왠지 튜닝이 잘 안 맞는 것 같고, 왠지 줄감개와 본넛을 갈아줘야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픽업은 지금 베어너클 더 뮬 넣어놨는데, 리어가 기가막힙니다.. 만 떼어서 팔고 구해뒀던 물론의 더블화이트 픽업으로 교체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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