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쓰듯이 쓰는 곳이라 그냥 상호명 다 밝히고 씁니다. 문제되면 지울게요)
블랙가드 텔리가 살아 돌아왔어요.
결혼 10주년으로 아내가 선물해준 기타인데, 역시나 저는 호구답게 두 번 리플렛한 기타를 뭐가 그리 한눈에 반했는지 당시에 그냥 덜컥 데려와버리고 말았습니다.
알고보니 두번 리플렛했던 기타였죠. 한번으로 알고 있었는데, 방배동 어라이언에 가보니 한번이 아니라고..
사기당하기 딱 좋은 지능의 소유자입니다. 저는. 인간관계도 그냥 다 그래요.
버즈아이 메이플넥인데 수축이 엄청 심해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플렛 엣지가 난리가 납니다.
플렛 엣지가 튀어나와서 손에 걸리는 그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여름에는 나무가 팽창해서 괜찮은데, 겨울에는.. 칼에 베이는 느낌도 났지요.
플렛 두군데에서 음이 제대로 나지 않았어요. 플렛이 떠있는거죠. 안 들어갑니다. 예전에 어라이언에서는 그 부분은 본드를 발라야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울림이 너무 좋습니다. 이 모든 안타까움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요.
안 아팠으면 좋겠는데.. 안타까웠습니다. 스테인리스 플렛이 요새 잘 나오니까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마지막으로 가봐야하나 고민도 했어요.
한국에서는 아끼는 기타 망가지면 선뜻 갈 곳이.. 기타병원이죠. 기타계의 아산병원, 서울대병원같은 곳?
그리고 기타병원은 영등포에서 익산으로 이사가버렸습니다. 아아.. 익산.. 익산..
몇 년을 그냥 지내다가 친구들의 권유로 얼마 전에 원당더코어라는 곳에 가보았습니다.
젊은 사장님이 참 꼼꼼하게 봐주시더군요.
결과적으로 12플랫 이상을 다 뽑고 지판 일부를 평탄화 한 뒤, 뽑은 플렛을 다시 박고 드레싱 작업, 플렛 엣지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제 니즈나 수준에서는 완벽해졌습니다.
트러스로드도 거의 다 돌아가서 수명이 얼마남지 않았다 하셨는데 고쳐온 뒤로 너무나 스트레이트해져서 되려 풀어주고 릴리프를 줄 정도였습니다.
참으로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직장 로비에서 그 사장님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깜짝 놀라 인사를 주고 받고, 사모님이 큰 수술을 앞두셔서 입원하셨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제가 해드릴게 없으니 집도하시는 교수님께 부탁?청탁? 연락을 드렸고요.. 얼마전 제가 크게 신세를 진 분의 사모님이시라고 말씀드리니.. 젊은 분에게 무슨 그리 큰 신세를 졌나고 물으시기에 ..
제가 정말 아끼는 기타를 고쳐주신 둘도 없는 분이십니다..라 했죠.
치료 잘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착하게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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